찍은거

Roll #1

Minseok Kwak 2020. 12. 6. 21:51

내가 찍은 사실상 첫 컬러 필름 롤이다. 사실 이전에 일회용 카메라 같은 똑딱이로 찍은 흑백 필름롤이 있는데, 그건 너무 안 나와서 패스...

 

처음 찍은 우리 시루.

위의 사진이 카메라를 구매하고 처음 찍은 첫 사진이다. 필름을 끼고 몇 장은 날려줘야 된다 해서 테스트 겸 시루를 찍어보았다. 왼쪽의 하얀색으로 날아간 부분은 이미 타버린 필름에 상이 맺히지 못해서 흰색으로 나오게 된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탄사진도 감성이라고 하는데, 난 잘 모르겠다...

 

내 방에서 산책로와 초등학교로.

위 사진은 포커싱이 잘 맞춰지는지 확인해보기 위해 찍어본 사진이다. 철봉이 주로 잡히고 뒤의 단풍이 뭉개지면서 주황, 노랑, 초록이 잘 조화되고 있는 거 같아 마음에 들었다.

 

버스타기전 109동 앞 단풍.

친구를 만나러 버스를 타기 위해 가던 중 아직 익지 않은 단풍나무가 있어서 찍어본 사진이다. 아직 이 나무는 가을의 입구에 서있었나 보다. 이 사진이 내 블로그용 배경 사진(tistory 앱 용)이기도 하다.

 

광화문.

이번 롤은 어쩌면 여기서부터 시작이라고 할 수 있을 거 같다. 광화문에 종종 올 때마다 생명력이 넘치는 서울의 대표 이미지가 항상 생각났었다. 하지만 이번엔 코로나로 인해 사람도 적고, 시위를 막기 위해 광장 쪽은 아예 팬스를 쳐놓은지라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죽어있는 거 같았다.

그래도 광화문은 광화문 그대로이다.

 

광화문 단청.

광화문을 지나 들어가기 전에 광화문의 단청 밑을 찍어보았다. 사실 이렇게 디테일하고 선명하게 나올 줄 몰랐다. 주변에 지나갈 때마다 정면만 보고 들어갔지 위를 쳐다볼 생각은 못했었는데, 생각지 못한 곳에서 아름다운 것을 찾았다.

 

흥례문 상단.

사실 난 지금 글을 쓰면서 광화문을 들어간 후의 다음 문이 무엇인지 알았다. 흥례문으로, 처음에는 홍례문으로 예를 널리 펼친다는 이름으로 지어졌으나 나중에 이름이 바뀌어 흥례문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사진 전체적으론 의도한 바와 같이 건축물 반, 하늘 반이 나오도록 한 것이 성공하였지만, 좌측 하단의 끝이 조금 잘려 아쉬움이 남는 사진이다.

 

하프 근정전

이 사진도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사진이다.

초점을 근정전에 맞추어 기둥에서 살짝 엿보는 것처럼 찍으려 한 것인데 생각처럼 잘 나왔다.

 

근정전 주변 외곽 둘레.

이 사진은 긴 기와 건물이 마치 종묘의 정전과 같아서 찍어본 사진이다. 그 당시 하늘이 저 정도로 노르스름하진 안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아마 이번에 사용한 필름 특유의 색감인 것 같다.

다음에는 밑바닥까지 찍어보도록 해야겠다.

 

물 • 나무 • 기와.

이번 롤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이라고 할 수 있는 사진이다. 경회루를 옆면에서 물과 나무 모두를 담아 이곳의 분위기를 한 사진에 담아낸 것이다. 특히 잔잔한 물 표면에 경회루의 모습이 마치 거울처럼 비치고 있는 모습이 매력적이다.

여담이지만 아마 중학교 때 역사책의 표지가 이런 구도로 찍은 경회루였던 거 같은데, 그 책의 사진과 비슷하게 찍혀 뭔가 기분이 좋았다.

 

 

다음 롤은 위의 1번 롤에서 다 담지 못한 경복궁의 모습과 두 곳의 카페 마지막으로 시청 부근을 다룰 예정이다. 카메라를 산지 1달이 조금 안되었는데, 찍는 실력이 조금씩 늘어나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 Pantax ME;Fujifilm C200;중앙칼라